살려고 발버둥을 치는 사람이, 죽을지도 모르는 사지에 올 이유는 더욱 없고.

무엇보다 그의 눈빛과 몸짓과 표정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.

“몸담았던 조직의 두목 신상정보를 모두 알려 주세요.”

“제거하실 생각입니까?”

“그대로 둘 순 없죠. 하지만 칼을 휘두르거나 총을 쏘진 않아요. 그냥 빨간색을 살짝 누르기만 할 겁니다.”

지진파 버튼이 빨간색이니.

히로시는 무슨 뜻인지 당연히 못 알아듣는다. 

“어디 특별히 가고 싶은 나라가 있어요?”

“어디건 상관없습니다. 안전만 보장되면요.”

역시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겪어 봐야 안다.

상대의 아픔을 이해한다고들 하지만, 그건 그냥 위로하고자 말로만 지껄이는 말이다.

절대 상대의 아픔을 알 수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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